서울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세매물 품귀현상이 심화되는 양상이다. 봄 이사철과 새 학기 시작을 앞두고 전세수요가 늘면서 매물이 줄어들고 있는 탓이다. 집값이 추가로 하락할 것이란 전망에 급증한 전세 수요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면서 전셋값이 상승세를 기록 중이라 올 봄 이사철 전세대란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상승하는 추세다. KB부동산 통계를 보면 이달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1월31일~2월5일 기준)은 52.44%로 2022년 12월(52.92)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부동산원 주간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39주 연속 상승세를 달리고 있다. 상승폭이 0.07%에서 0.05%로 줄었는데 이는 설 연휴로 인한 일시적 수요 조정(감소)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서울에선 강남구와 양천구, 노원구 등의 유명 학군지 및 학원가를 위주로 전셋값이 오르면서 인근에서 괜찮은 가격대의 매물을 찾기 힘들다는 게 중개업계 설명이다.
서울 외 수도권 지역에서도 전셋값 상승은 이어지고 있다. 부동산원에 따르면 최근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 상승폭은 0.04%에서 0.05%로 커지기도 했다.
이처럼 전셋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것은 전세 공급 대비 전세 수요가 늘면서 매물량이 급감한 까닭이다. 또 고금리 부담과 집값 추가 하락 우려도 전세 수요를 늘리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실제로 아실에 따르면 이달 16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매물은 3만3392건으로 월초(2월1일, 3만4972건) 대비로도 보름 사이에 5% 가까이 줄었다. 또 1년 전(5만1736건)보다는 35.5% 감소하기도 했다.
최근 몇 년간 집값이 오르면서 아파트 매매 대신 전·월세 거래를 선택하는 수요자가 늘고 있다. 경제만랩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전국 아파트 전·월세 거래량은 122만9443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아파트 전·월세 거래량 조사를 시작한 2011년 이래 가장 높은 수치이기도 하다.
부동산 시장에선 올해 입주물량 감소가 예정된 만큼 전세대란 현실화 가능성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부동산R114 통계 자료를 보면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물량은 1만1422가구로, 지난해(3만2879가구)보다 2만가구 이상 감소할 전망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집값 하락이 이어지면서 예년보다 매매 대기 수요가 전세 연장 등으로 쏠리는 분위기가 전세매물 소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하며, “또 예정된 입주물량도 전세 공급에 중요한 부분인데 지금 착공·준공 실적도 부진이 이어져 향후 전세난 현실화가 부각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고 설명했다. 이어 “매수세가 관망하는 상황에서는 기존에도 전세의 경우 학군지 중심으로 도드라질 수밖에 없는 데다 의대 정원 확대 이슈까지 맞물리면서 학군지 인근 전셋값은 더 오를 여지가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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